단기적 혼란은 불가피하다. 당장은 후세인의 죽음이 이라크 민주정부에게 악재로서 루마니아에서처럼 그를 그리워 하는 집단이나 세력에게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한국 군정(軍政) 교훈에서 비롯된 이라크에 대한 새로운 정치공학적 접근법으로 이라크 민중들의 뇌리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민주적 가치가 잠식될 것이고 그러한 가치전이는 먼 훗날 오늘의 이 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날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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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ky 2006/12/30 15:04
흠 저도 밤 10시쯤 20/20라는 미국판 이것이알고싶다 같은걸 보다가 순간 속보뉴스덕에 알게되었습니다. 이런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그냥 한참을 ABC채널을 보다가 이채널 저채널 돌려보니, NBC 혹은 FOX, CBS 같은 경우에는 관심없이 예정된 방송을 하고 있었고, CNN은 역시나 굉장한 일인듯 이곳저곳 특파원을 파견하여 방송을 하더군요
CNN과 ABC의 다른 방송내용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CNN은 미시간에 한 이라크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동네를 비춰주면서, 얼마나 그들이 이뻐하고 그순간을 즐기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반면에 ABC는 후세인의 삶에 대해 다루더군요.
사실 루마니아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마지막 부분에 너무 공감이 가서 댓글남겨봅니다 ^^-
Hedge™ 2006/12/31 03:18
'CNN Effect'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위험을 무릅쓴 취재로 전장의 상황을 생생히 전하면서 국내 여론을 선도했던 1차 걸프전에서 비롯된 신조어였습니다. CNN이 경쟁사들을 누르게 된 중요한 계기였죠.
예전 루퍼스 머독이 소유권을 행사하던 FOX TV가 조지 W.부시의 두 번째 걸프전에서 CNN Effect의 재판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신통찮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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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2006/12/30 15:27
전 민주주의의 승리라기 보다는 민주주의의 오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후세인이 장기집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의 지원이었고, 생화학 무기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핑계삼아 이라크를 침공한 것또한 미국이었으니까요. 세계는 민주주의로 흘러가고 있지만, 그 민주주의를 이끄는 국가들은 철저한 자본주의에 의해 행동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동은 오만합니다. 적어도 그들에겐 후세인의 처벌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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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dge™ 2006/12/31 03:28
단지 후세인의 장기집권만을 논하고자 한다면 후세인은 쿠데타를 통해서 자력으로 집권한 반정치세력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이라크를 후원한 것은 이란의 호메이니가 평화적 정치혁명을 지향하던 親美성향의 팔레비 왕조를 붕괴시키는 이슬람 혁명을 일으키면서 중동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었고, 이런 이란의 발호를 저지하기 위해서 중동의 지역적 패권을 꿈꾸던 이라크의 후세인을 군사적으로 후원하여 8년 전쟁을 일으킨 것을 말하고 싶으신 것 같네요.
그러나 미국은 이란 국력의 1/3 밖에 안되는 이라크를 후원하면서도 이라크가 미국의 통제권 밖으로 돌출되자, 후세인을 적성세력으로 돌렸고 후세인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에 끊임없이 反美 성향의 중동패권을 노리는 현상타파세력으로서 존재해 왔습니다. 후세인의 집권 안정기에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틀림없지만, 후세인의 장기집권에 미국이 도움을 주었다는 말은 명백히 오류입니다. 걸프전에서 이라크를 반신불수로 만든 것은 조지 H.부시이고 빌 클린턴 시절에도 이라크에 대한 공습과 제재는 지속되었으며 조지 W. 부시는 후세인을 파멸시켰습니다. 어느 요소도 미국이 후세인을 후원했다는 객관적 증거라고 할 수 없으며 어떤 도움을 주었다고 하여도 이 3가지 사실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오만이라는 부분도 사례를 좀 더 다르게 보면, (저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지만)우리가 대북포용정책을 통해서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우월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 우리 중심의 정책으로 소금이님께서 말하는 민주주의의 오만에 포함될 것입니다. 그들은 60년 세습독재 기간동안 '우리 식대로 살자'를 외쳐온 고립무원이 되길 자처한 자들입니다. 소금이님의 주장이 성립되려면 우리 스스로 먼저 우리의 틀을 깨고 아나키즘적 상태로 회귀하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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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eter 2006/12/30 17:19
민주주의의 오만이니 승리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후세인의 죽음을 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느꼈습니다. 권력도 힘도 역시 언젠가는 없어지고 초라한 시체로 남을 뿐이죠. 후세인의 죽음을 보며 과연 나는 삶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어떤것이 눈 감았다가 뜨면 사라지는 것이라면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겠죠. 후세인은 과감히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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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dge™ 2006/12/31 03:33
권력은 뜰 때가 있으면 질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후세인의 종말은 폴 포트나 밀로셰비치와 같은 형태로 죽어 살인마를 방관했다는 차가운 시선이나, 부하의 손에 죽어 그 죽음으로도 죄사함을 받지 못하는 박정희와 같은 차가운 시선을 받기보다, 이라크 민주정부 인사들의 자율적 결정에 의한 사형을 집행함으로서 정의를 실현했다는 명분론적 당위성을 부여함으로서 당장의 작은 혼란에도 장기적으로 잡음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저는 후세인보다 아버지를 믿고 미친 개망나니 짓을 하던 그의 아들들인 우다이와 쿠사이가 로켓에 맞아 즉사했을 때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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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가난 2006/12/30 22:33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은 이제 협의적이 될 수 없습니다. "선거를 통한 다수 국민의 의지"정도로, 매우 모호하고 형이상학적 접근법 이외에는 힘듭니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확연히 분간해낼 수 있는 국가가 있을까요? 정의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봅니다.(북한도 군주제가 아닌 이상, 다수 국민의 지지에 의한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민주주의 이외의 비교할만한 정치체제가 없으므로, 대결에서의 승리로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전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보기보단, "미국식" 정치체제의 승리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사족으로, 소금이님의 자본주의적 행동은 오만이라는 말씀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본주의는 곧 오만이라는 연결고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순히 미국만을 보고 단정 짓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뿐입니다.-
Hedge™ 2006/12/31 03:42
우리가 민주주의를 논할 때 이야기하는 것은 서방 선진국들의 민주주의이지, 미국의 민주주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북미의 민주주의가 다르고 유럽대륙의 민주주의가 다르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차이이지만, 그 서로 다른 민주주의를 우리는 구태여 구분하여 부르려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하는 큰 틀에 '직접선거를 통한 통치' 이외에도 '국민이 주인이 될 수 있는 통치체제'라는 더 큰 대전제를 암묵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이다.
DPRK(Democratic Prople's Republic of Korea)가 민주주의가 들어간다고 민주국가라고 보지 않듯이, 우리가 아는 그 민주주의는 반드시 미국식 민주주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미군정에 의해서 이식 받은 체제이지만, 미국식이지 않는 것과 같은 접근법으로 사안을 바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라크에 미국식 민주주의가 이식된다고 이라크에 미국식 정의가 성립되었다고 보는 것은 단견이라고 생각한다.
이라크 민주정부가 미국에 의해 존립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고 '후세인 처형'이라는 거사를 큰형님 미국의 하명에 따라 추진했다고 보는 것도 중동 특유의 감성을 너무 '우리 식'으로 해석하는 견해라고 본다. 미군정에 의해서 성립된 초기 한국의 이승만 정권이 한국전쟁 당시의 총포가 터지는 촌각을 다투는 시기에서도 북진통일이라는 내부적 염원을 주장하며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괴뢰군 포로를 자의적으로 석방해 버린 것처럼 이라크 정부도 제한된 상황 속에서 얼마든지 자의적 가치판단이 가미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현실에 가까운 접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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