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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이승엽

통산 400호 홈런을 치던 날에 쓴 글이어서 글이 최신 정보와 안맞을지도 모르겠다.

[Photo : 연합]

제2의 전성기? 과히 표현이 듣기 거북한 감이 있지만, 이승엽의 최근 몇년간의 성적을 감안해 보면 충분히 이런 소리를 들을 법 하다. 일본 진출 이후에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불명예스러운 플래툰 시스템에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했던 롯데지바 마린스 시절을 생각하면 올시즌 일본 최고의 타자로서 부활하는 모습은 실로 감개무량하기까지 하다.

그 동안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꽤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제대로 빛을 본 선수는 선동렬 정도이며 정민태, 정민철은 2군에서 빌빌거려야 했고 조성민은  꽤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부상으로 무너졌다. 이상훈은 '야생마'라는 별명처럼 제 풀에 부화뇌동하며 결국 국내에서 은퇴했고, 이종범도 뚜렷한 성적없이 부상으로 좌초했다. 이런 가운데에 야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홈런 부분에서 재팬리그 단독 1위를 질주하는 이승엽의 성적은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며 10년에 한 번 나오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던 한국리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다.

일각에서는 이승엽이 대구 지역 출신의 삼성 라이온즈 출신이란 이유로 매도한다. 특정 지역의 경상권에 대한 그 뿌리도 없는 피해의식과 증오심(과 그에 상응하는 경상 지역의 그 지역에 대한 반발 증오심)과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유치한 반발심이 커리어의 대부분을 대구와 삼성에서 보낸 이승엽에 대한 매도로 이어진다. 일본야구는 자국언론조차도 인정할만큼 외국인 선수에 대한 편견과 냉대가 극심하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조금만 부진해도 교체되는 용병의 신분이 아닌가. 국내에서 최고의 자리만을 누려 왔던 선동렬이 일본 진출 첫해에 패전 마무리로 등판 것이 "야구를 시작하고 난생 처음 느끼는 굴욕이었다"라고 말할 만큼 용병의 신분은 불확실한 것이다. 이승엽의 성공가도는 바로 이런 국내외의 저항세력(?)들의 냉소를 딛고 일본야구 최고의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서 일어선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사실 지금도 그의 기록을 깎아 내리려는 사람들은 그의 솔로홈런 비율과 타점 문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이전에 썼던 글을 통해서 그가 속한 올시즌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때 빠진 한 가지 요인이 더 있는데, 현재 최악의 슬럼프를 겪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이승엽의 앞뒤를 받쳐주는 선수가 현재로서는 전혀 부재하다. 이승엽의 앞에서 '이승엽 이펙트'를 받아먹을 선수도 없고 이승엽의 뒤에서 이승엽을 거르지 못하게 막아주는 방패막도 없다. 클린업 트리오의 3, 5번 타순의 부상과 부진은 이승엽 홀로 고군분투하는 현상황에서 그의 타격이 집중 견제를 당하고 고의사구 등을 통해서 걸러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까지는 일본야구 특유의 '근성'이라는 가치관으로 인해서 그에 대한 고의사구 남발은 없는 편이지만, 이제 그의 기록이 40홈런을 넘어서고 좀 더 높은 '상징적 기록'을 향해서 다가갈수록 그에 대한 집중 견제와 사구(死球)는 대단히 심해질 것이다. 이는 이미 지난 2001년 2002년 터피 로즈와 알렉스 카브레라가 재팬리그에서 겪은 일이기도 하다. 홈런 신기록에 대한 재팬리그의 치졸함은 1999년 코리언리그가 보였던 그것(내 기억이 맞다면 두산-삼성전이었다.)보다 더 심각하고 노골적이다.


한국의 두산 베어스에서 한국야구를 장기간 경험한 적이 있는 타이런 우즈는 이승엽의 기록을 낮추며 요미우리의 파크 이펙트(Park Effect)가 그의 홈런의 배후에 있으며 그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기술적으로 발전한 것이 전혀 없다고 깎아 내렸다.(더불어 자신이 요미우리에 있으면 이승엽보다 더 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심술(?)은 현재 이승엽이 보이고 있는 기록 앞에서 그의 옹졸함에서 비롯된 것임 이외의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이미 이승엽의 홈런/타율/타점/득점 기록 등이 우즈의 반박을 뒤집는다. 더불어 파크 이펙트 문제도 요미우리보다 더 작은 구장이 여럿 있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올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PETCO Park가 홈런이 많이 나온다고 PETCO Park의 파크 이펙트를 거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큰 구장이 홈런이 적게 나오는 것은 상식이다. 요미우리보다 더 작은 구장을 쓰는 선수들이 이승엽보다 더 못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 더불어 요미우리 타선의 총체적 침묵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없다.

그의 타율은 오늘자 기록으로 현재 0.331로 국내에 있던 그 어느 시즌보다도 높은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국내 소속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는 대표적인 타격의 구단(현재는 얘기가 좀 다르지만..)으로서 그가 활약하던 당시에 양준혁/마해영/김한수/신동주/강동우/박한이 등 걸출한 타자들이 그의 전후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심지어 9번 타자였던 김태균조차도 20홈런을 기록하던 시절이 있을 정도였으니 타격에서의 전후 지원은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요미우리에서 이승엽을 받쳐주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그의 타격은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최고다. 기술적으로 발전이 없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재팬리그의 수준을 깎아 내리는 것이다. 기술적 발전없이 국내리그보다 한 수 높은 재팬리그에서 국내리그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현재의 이승엽은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의 페이스다. 56홈런을 치던 시즌보다 더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는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꿔왔다고 한다. 이미 2003년 LA다저스로부터 찬밥 대우를 받은 쓰린 기억 탓인지 LA다저스를 제외한 모든 MLB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고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 (실제로 LA다저스로 진출해도 Jeff Kent, Normar Garrciaparra 등이 있는 상황에서 당장 주전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언론에서 가장 많이 떠드는 구단은 뉴욕 양키즈다. 뉴욕 양키즈는 어느 선수에게든지 루머를 몰고 다니는 흥청망청의 구단으로 'Luxury Tex'도 매년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다른 팀에서는 주전을 차지할 선수들도 양키즈에서는 곧잘 벤치 맴버로 전락한다. 양키즈가 정말 이승엽에게 뛰어든다면 그들은 최고의 배팅을 할 것이 틀림없지만, 주전을 원할 이승엽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것이다.

노모 히데오/스즈키 이치로/시게토시 하세가와/사사키 가즈히로/마쓰이 히데키/다다히토 이구치 등이 MLB에서 진출하여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MLB에서는 '재팬리그의 최고 선수들은 MLB에서도 즉시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올시즌 일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시즌을 마무리 지을 이승엽의 MLB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MLB구단들이 의심할 가능성은 추호도 없다. 단지 그의 몸값이 얼마이며 그가 어느 팀에서 1루수 주전 자리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다. 이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誌는 이승엽을 올시즌 눈여겨 보아야 할 Free Agent Player 전체 9위로 지목한 바 있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MLB진출은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나는 그가 멍청한 시카고 컵스 프런트와 구단 덕분에 성장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트리플A에서 썩다가 좌초될 운명에 처한 최희섭의 못 다 이룬 MLB최초의 한국인 슬러거의 등장을 고대한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디비전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는 팀이 아니라, 주전 1루수 자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1루 포지션이 취약한 팀이다. 그 팀이 약체여도 상관없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주전 자리이며 그를 필요로 하는 팀들은 코리안 마케팅과 교포 마케팅 능력을 갖춘 유색인종에게 중부/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美서부 지역의 팀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정도가 1루수가 취약하면서 美서부에 위치한 팀들이지만, 실제로 이들이 이승엽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제리 콜란젤로 시절에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은 애리조나, 경로당 구단을 만드는데 더 관심이 많은 듯한 샌프란시스코, 애드리언 곤잘레스라는 전도유망한 유망주를 보유한 샌디에이고 등이 이승엽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어디든 좋으니 잘 정착하길 바란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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