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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박찬호 패전과 몇 가지 흥미로운 점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문자 그대로 대량실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너무 정신없이 뒤흔들려서 보는 동안 승리에 대한 기대를 접게 만들었다. 초반부터 스즈키 이치로와 애드리언 벨트레(Adrian Beltre)에게 안타/힛바이피치(속칭 데드볼/死球)를 내주면서 무사 1, 2루가 되었을 때도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평소 강했던 라울 이바네즈에게도 홈런을 허용했고, 장기간 부진했다가 최근에 회복세에 있던 섬나라 왜인 '조지마 켄지'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것은 나를 정신적 공황 상태로 몰아 넣었다.

경기 외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있었다.

PETCO Park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 / 한 경기 최다 솔로 홈런 기록
볼 것도 없이 오늘 PETCO파크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경기는 펫코파크 개장 이후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이다. 짧은 펫코파크의 역사와 거대한 규모를 감안할 때 공식적인 기록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한 경기 8홈런은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더불어 한경기 8홈런이 모두 솔로 홈런으로 기록되었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아마도 이승엽 홈런이 영양가가 없는 홈런이라고 하던 찌질이들은 이 8홈런이 모두 영양가가 없다고 우겨대겠지만, 이 8홈런은 모두 필요할 때에 적시에 터진 홈런들이었다.

박찬호 도우미?
어느 선수든지 간에 궁합이 맞는 선수들이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는 아마도 그 궁합이 맞는 선수가 마이크 캐머런(Mike Cameron, 34)에릭 영(Eric Young, 40)이 아닐까 싶다. 둘의 공통점은 올시즌 형편없는 타율과 장타력을 보이고 있지만, 박찬호 경기에서는 그 얼마 안되는 장타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는 점이다.

마이크 캐머런은 박찬호 등판 경기 때마다 특유의 호수비를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마이크 캐머런의 수비력은 정말 누가 보아도 광범위할 정도의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안정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열흘쯤 전의 박찬호 등판 경기 때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장타력은 오늘 경기에서도 에릭 영과의 백투백 홈런(두 명의 타자가 연속해서 홈런을 치는 것)으로 에디 과다도(Eddie Guardado)를 빈사상태로 몰아 넣으며 샌디에이고에 찾아왔던 2차례 역전 찬스를 만들어 냈다. 지난 번 박찬호 선발등판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 직전까지 갔었지만, 단타하나를 남겨두고 다저스의 계투 투수인 오달리스 페레즈(Odalis Perezz)가 고의사구나 다름없는 볼넷을 내줌으로서 무산된 바 있다. 마이크 캐머런의 시즌 타율은 0.249이다.

에릭 영은 사실 나이도 있고 기량이 많이 저하되어서 제대로 출전도 못하고 있다. 대타 기용이나 교체맴버 투입이 그의 활약의 대부분이다. (물론 그도 정말 이름처럼 Young할 때는 53도루까지 했던 大盜 수준의 발군의 도루 능력을 보였다.) 그런 에릭 영의 올시즌 홈런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원래도 홈런을 많이치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나이 때문에 정말 홈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2개의 홈런이 모두 박찬호 선발 경기에서 나왔다. 현재 에릭 영의 시즌 타율은 0.227이다.

'제이미 모이어', 박찬호를 상대로 올시즌 첫 타점을 뽑아내다
43세의 백전노장 투수인 제이미 모이어(Jamie Moyer)에게 안타와 타점을 허용했다는 것은 오늘 박찬호가 얼마나 공이 좋지 않았는지 여실히 증명해 주는 사례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21년째에 접어든 제이미 모이어의 통산 타점이 단지 6타점에 불과한데 7타점째가 박찬호를 상대로 뽑아낸 것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참고로 박찬호는 통산 29타점이며 올시즌에 이미 4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박찬호의 시즌 타율은 0.375다. (제이미 모이어는 오늘 타석에 들어선 것이 올시즌 첫 타격이었다.)


섬나라 왜인 콤비네이션. 박찬호를 뒤흔들다
스즈키 이치로는 인격적인 면에서 정말 최악의 인간 중 하나다. WBC에서는 그의 명성 때문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는 결코 조직을 리드하고 선도할 만한 인품을 가진 선수가 못된다. 굳이 그의 재팬리거 시절 한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한국을 비하한 발언(한국 땅에 처음 밟은 느낌을 묻는 기자 질문에 "김치냄새가 난다"라는 답변으로 제대로 뚜껑 열리게 만든 바 있다.)이라던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와 WBC 등에서의 사소한 발언들과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의 이치로의 벤치에서의 입지를 살펴보면 결코 동료들과 유화적인 선수는 못된다. 나는 적어도 이치로가 경기 중 벤치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탁월하다. 그를 보면 마치 Ty Cobb의 현신(現身)을 보는 것 같다.

Ty Cobb은 1905년부터 1928년까지 선수로 활동했으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 스타다. 통산 타율 0.367(MLB 역사상 1위)/통산 안타 4191개(MLB 역사상 2위)/통산 도루 891개(MLB역사상 3위)/통산 득점 2245점(MLB역사상 2위)을 기록했다.

그는 자폐아 기질이 강한 매우 무뚝뚝하고 황폐한 성격의 소유자로 팀내에서 친분을 가진 선수가 한 명도 없었고 묵묵히 '타석에서 자신의 할 일'만을 했다고 한다. 그의 장례식에는 단지 3명의 참관인만이 있었고 그의 묘비에 새겨진 유일한 3단어는 지금도 내가 모든 블로그 글의 마지막에 적고 있는 Against All Odds..이다. (절대 노래 제목이 아니다.)

벤치에서도 수첩을 보며 초짜 메이저리거다운 성의를 보이며 박찬호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친 조지마 켄지도 아직은 시애틀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본에서 사실상 일본인 구단주의 구단이나 다름 없는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여 주전자리를 꿰찼지만, 연평균 500만 달러라는 포수로서는 비교적 높은 연봉을 감당할 정도로 성적을 보이려면 아직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오늘 투수 리드도 생각보다 좋지 못했고 9회 에디 과다도가 등판하자마자 난타를 당하고 있음에도 언어장벽 때문에 포수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경기를 속개함으로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급작스런 상승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8회 에디 과다도의 위기는 표면적으로는 에디의 너무 빠른 투구 페이스와 무딘 공끝 때문이었겠지만, 포수로서의 조지마 켄지의 역할이 생략된 탓도 있다.
결국 9회 팀에서 최근 가장 강력한 투수였던 J.J. Putz의 3연속 단타로 맞이한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조쉬 바드(Josh Bard)가 타석에 서자 참다 못한(?) 투수 Putz가 조지마 켄지를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마운드로 직접 불러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스카우팅 노트북을 만들어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실전에서 필요한 포수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9회말 무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지마 켄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전혀 몰랐다.


오늘 박찬호는 전반적으로 안좋았다. 특별히 잘했다고 느낀 점은 1회초 위기를 무사히 넘긴 것 정도. 초강세를 보였던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최근 2연전이 무진으로 종결된 것이 매우 아쉽다. 인터뷰에서는 어제 음식을 잘못 먹어서 배탈이 났었다고 하는데, 컨디션도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괜히 '짤방' 하나. 스즈키 이치로-!! 넌 이거나 처먹어-!! - 카를로스 델가도(Carlos Delgado), Photo : EPA]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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