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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 어리석은 꿈을 꾸던 자


[어설픈 온정주의에 빠져 믿지 못할 연인을 짝사랑하다가 무참히 배신당한 Bronson Arroyo]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짝사랑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했던가. 여기 또 한 명의 불쌍한 사람이 있다. 그의 연인은 매정하고 방정맞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신뢰할 수 없는 연인 보스턴 레드삭스(Boston Redsox)였고, 그의 하염없는 짝사랑은 이번에도 매몰찬 배신으로 되돌아 왔다.

에이스 스터프나 위력적인 구위를 갖진 못했지만, 적당한 이닝이터(Inning-Eator)로서의 자질은 어느 정도 검증된 중견급 투수 브론슨 아로요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자신의 소속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향한 애절한 사랑을 고백하며 보스턴과 3년간 1100만 달러 규모의 비교적 저렴한 연봉의 다년 계약을 체결하였다. [언론은 아로요의 연봉이 실질 가치에 비해 많이 디스카운트된 연봉이라고 평가한다. 나의 견해는 분명 성적에 비해 저렴한 연봉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실력에 비해 싸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의 통산 방어율 변동과 보스턴의 득점지원력을 감안해 볼 때..] 구단과 3년 계약을 맺으며 그가 언론에 남긴 말은 '보스턴 레드삭스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단장이었던(지금도 단장이긴 하지만 올해 스토브리그 중에 잠깐 단장직을 사임한 적이 있다.) 젊은 테오 옙스타인은 아로요의 충성심을 높이 사며 온갖 덕담을 늘어 놓았다. [아로요와 테오 옙스타인은 동갑내기이던가, 1살 터울이던가 그렇다.]

그러나 아로요의 짝사랑과 옙스타인 단장의 립서비스도 채 1시즌도 넘기지 못했다. 1시즌은 고사하고 계약을 맺은 그 스토브리그조차 넘기지 못했다. 보스턴과의 3년 계약은 올해 1월 20일에 맺었으니 2달을 겨우 버틴건가? 브론슨 아로요는 모든 FA선수들이 가기 싫어하는 구단이 되어 버린 메이저리그 최약체 그룹 중 하나인 신시네티 레즈(Cincinnati Reds)로 트레이드되었다.

아로요는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연봉조정신청을 받자마자 팀과 완전히 진검승부를 펼치며 "나는 세인트루이스와 세인트루이스의 팬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비즈니스다."라고 강조하며 소속팀으로부터 7년간 1억 달러가 넘는 고액연봉을 매정하게(?) 받아낸 앨버트 푸홀스(Albert Pujols)를 떠올릴까? 아니면 자신처럼 아버지가 있는 구단에서 아버지와 함께 하고 싶어서 기존 소속팀의 고액연봉제시도 마다하고 헐값에 자신이 짝사랑하던 신시네티 레즈와 계약했다가 부상과 부진으로 드러눕자 맹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켄 그리피 주니어(Ken Griffey Jr.)를 떠올리고 있을까? 아니면 왜 내가 그 때 3년에 1500만 달러 이상을 받지 않았을까 하며 자신의 무지함을 후회하고 있을까? 어느 것이든지 간에 이미 지나간 일이고 엎질러진 물이다.

'권력'과 ''이 걸리면 부모형제도 없다고 한다. 역대 수많은 제국들이 미녀들의 요염함과 함께 왕자들의 난 속에서 쓰러져 갔으며 때로는 부왕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다. 그리고 수많은 재벌 2세들은 유산을 두고 형제들끼리 죽기살기로 다툼을 한다. 그런 세상의 이치를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21C를 살기에는 브론슨 아로요의 마음이 너무 깨끗했던 것일까? 그의 순정은 그가 사랑했던 구단의 이익에 의해서 휴지조각처럼 버려졌다.

아마 그는 지금쯤 페드로 마르티네즈(Pedro Martinez), 블라드미르 게레로(Vladmir Guereeo)처럼 복수를 다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끓어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이것저것 때려 부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시내티 레즈의 허약한 마운드와 타선으로는 보스턴 같은 강팀에 복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너만 아름답게 생각했던 그 짝사랑은 네 안의 상상 속 연인의 배신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게 세상의 논리가 아닐까.

P.S. : 맞트레이드 대상인 선수와의 차등연봉까지 보상해서 신시내티로 보내지는 것으로 보스턴은 브론슨 아로요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확인사살시켜 버렸다. 한마디로 돈을 얹어주고서라도 내보내고 싶은 녀석이었다는 소리. 그의 싼 연봉계약은 그의 손쉬운 트레이드에 도움이 된 셈이다.

Hedge™,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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